일본 선수들의 연이은 포스팅, FA 대박
이번 오프시즌에 일본 리그에서 포스팅 또는 FA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선수는 총 3명입니다. 요시다 마사타카(전 오릭스), 센가 코다이(전 소프트뱅크), 그리고 후지나미 신타로(전 한신)입니다. 후지나미는 좋은 기록은 없지만 도전 차원에서 포스팅을 신청했기에 제외하고, 요시다와 센가는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오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선수는 매우 좋은 계약을 따내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습니다.
우선 먼저 입단에 성공한 쪽은 요시다입니다. 요시다는 7년차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자격을 획득해 신청한 선수입니다. 즉, 영입하고자 하는 구단은 원 소속팀인 오릭스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계약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5~20%를 지급해야 하는 만큼 구단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재정 지출이 동반되어야 하는 선수였습니다. 부가적인 출혈이 수반되기에 이 부분은 선수의 계약 규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요시다는 타격에서는 일본 리그를 평정했습니다. 매 시즌 조금씩 향상된 성적을 보였고, 이번 시즌은 OPS 1.008을 기록하며 커리어 최초로 1을 상회했습니다. 퍼시픽리그 평균 OPS가 .668로 극심한 투고타저였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성적입니다. 리그 평균보다 50%는 더 높은 OPS를 기록한 것이니까요.
경기 | 타석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OPS | OPS+ | wRC+ | 홈런 | 타점 | WAR | |
2016 | 63 | 258 | .290 | .360 | .494 | .854 | 142 | 146 | 10 | 34 | 1.8 |
2017 | 64 | 268 | .311 | .410 | .518 | .928 | 164 | 167 | 12 | 38 | 2.8 |
2018 | 143 | 598 | .321 | .403 | .553 | .956 | 164 | 164 | 26 | 86 | 6.1 |
2019 | 143 | 610 | .322 | .413 | .543 | .956 | 166 | 165 | 29 | 85 | 5.5 |
2020 | 120 | 492 | .350 | .453 | .512 | .966 | 175 | 173 | 14 | 64 | 4.9 |
2021 | 110 | 455 | .339 | .429 | .563 | .992 | 190 | 194 | 21 | 72 | 5.4 |
2022 | 119 | 508 | .335 | .447 | .561 | 1.008 | 200 | 201 | 21 | 88 | 6.4 |
합계 | 762 | 3189 | .327 | .421 | .539 | .960 | 174 | 174 | 133 | 467 | 32.9 |
특히 요시다는 최근 3년간 삼진율이 극도로 낮습니다. 5.9%, 5.7%, 8.1%로 단연 NPB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덕분에 볼삼비 기록도 나쁘지 않고, 출루율도 2년차 이후로는 4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홈런 개수는 많지 않지만, OPS는 높은 전형적인 OPS히터입니다.
그러나 요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바로 수비와 주루입니다. 요시다는 NPB에서도 좌익수를 겨우 볼 수준이며 마지막 해에는 지명타자로 주로 뛰었습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포지션을 다양화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시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수비를 포기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요시다의 수비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수의 메이저리그 언론들도 요시다가 지명타자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비 지표들이 다각화되면서 수비 능력을 구단에서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수비가 좋은 선수는 평균 수준의 타격으로도 좋은 계약을 받아내는 반면, 지명타자만 가능한 선수들은 아무리 타격이 좋아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 리그에서 이적해오는 선수인만큼, 이에 대한 보정도 필요합니다. 30세 시즌부터 시작하는 점도 약점입니다. 이제 전성기를 지나고 있고 하향세가 예상되는 지명타자 선수는, 아무리 성적이 좋다고 해도 매력적이지 않은 옵션임이 분명합니다.
일본에서 비슷한 타격성적을 기록했고, 우익수가 주 포지션인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가 지난 시즌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데, 첫 시즌 성적은 실패였습니다. 타격 성적은 평균을 웃도는 수준(OPS+ 119)이었고 수비도 평균 수준이었기에 승리기여도는 2.0에 불과했습니다. 그 외의 다른 일본 리그 출신 타자들도 최근 줄줄이 실패를 맛본 바 있습니다. 아키야마 쇼고, 쓰쓰고 요시토모가 그 선수들이죠. 해외 리그 선수들은 최근에 진출한 선수들의 성적을 보고 평가하게 될 수 밖에 없으므로, 이 점도 감안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요시다에게 보스턴이 쥐어준 계약은 예상 외였습니다. 무려 5년 9000만 달러의 계약이었는데, 직전 시즌의 스즈키 세이야가 맺은 5년 8500만 달러보다 큰 규모의 계약이었습니다. 여기에 보스턴은 추가로 1540만 달러의 포스팅비를 원소속팀인 오릭스에 지급해야 합니다. “김형준의 야구야구”의 언급에 따르면 요시다는 다른 팀으로부터 4년 4000만~5000만 달러 정도의 제안밖에 받지 못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보스턴이 오버페이를 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요시다의 타격 성적은 꾸준했고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요르단 알바레스와 비슷한 성적입니다. 하지만 그건 일본 리그에서의 성적일 뿐입니다. 특히나 저는 개인적으로 지명타자를 고정하고 팀을 운영하게 되면 로스터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극도로 떨어지게 되기에, 지명타자를 고정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큰 손해를 끼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명타자를 고정해 쓴다면, 오타니나 요르단 알바레스(휴스턴) 정도 성적을 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팀들도 부정적인 면들이 꽤나 있었던 요시다에게 그렇게 좋은 제안을 하지 않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비판받는 보스턴이 덥석 이 선수를 잡았으니 계약에 대한 평가가 좋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뒤이어 센가 코다이도 계약을 확정지었습니다. 5년 7500만 달러에 뉴욕 메츠와 계약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은 규모의 계약입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센가가 우승 전력을 갖춘 팀으로 가고 싶어했고, 그래서 조금 낮은 규모의 계약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센가는 소프트뱅크 출신이라 팀에서 포스팅 진출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래서 FA가 되고 나서야 메이저리그 도전을 한 선수입니다. 즉, 포스팅비가 들지 않는 선수이고, 이로 인해 계약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승을 위해 메츠행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9년의 서비스 타임을 모두 채우고 FA 자격을 취득한 센가의 NPB 커리어는 매우 훌륭합니다. 특히나 센가의 패스트볼과 변화구는 구속이 좋아서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경기 | 이닝 | 승 | 패 | ERA | ERA+ | FIP | WHIP | SO | K/BB | WAR | |
2012 | 2 | 4.7 | 0 | 1 | 9.64 | 25 | 7.24 | 3.214 | 1 | 0.13 | -0.2 |
2013 | 51 | 56.3 | 1 | 4 | 2.40 | 154 | 1.95 | 1.030 | 85 | 3.27 | 2.0 |
2014 | 19 | 22.7 | 1 | 1 | 1.99 | 200 | 1.66 | 0.971 | 28 | 5.60 | 0.8 |
2015 | 4 | 22.3 | 2 | 1 | 0.40 | 500 | 2.64 | 0.851 | 21 | 2.10 | 0.6 |
2016 | 25 | 169.0 | 12 | 3 | 2.61 | 145 | 3.49 | 1.053 | 181 | 3.42 | 3.4 |
2017 | 22 | 143.0 | 13 | 4 | 2.64 | 135 | 3.46 | 1.070 | 151 | 3.28 | 2.9 |
2018 | 22 | 141.0 | 13 | 7 | 3.51 | 116 | 4.20 | 1.234 | 163 | 2.81 | 1.9 |
2019 | 26 | 180.3 | 13 | 8 | 2.79 | 143 | 3.54 | 1.159 | 227 | 3.03 | 4.3 |
2020 | 18 | 121.0 | 11 | 6 | 2.16 | 154 | 2.78 | 1.215 | 149 | 2.61 | 4.1 |
2021 | 13 | 84.7 | 10 | 3 | 2.66 | 143 | 2.28 | 1.028 | 90 | 3.33 | 3.1 |
2022 | 22 | 144.0 | 11 | 6 | 1.94 | 152 | 2.57 | 1.056 | 156 | 3.18 | 3.8 |
합계 | 224 | 1089 | 87 | 44 | 2.59 | 141 | 3.17 | 1.115 | 1252 | 3.02 | 26.7 |
그러나 스탯지 상으로도, 센가에게는 의문부호가 두 가지가 붙습니다. 바로 이닝 수와 볼삼비입니다. 특히 규정이닝을 단 4번 밖에 채우지 못했고(NPB의 규정이닝은 143이닝입니다), 그 중 2번은 사실상 턱걸이일 정도로 부족한 센가의 통산 이닝은 내구성에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습니다. 볼넷을 많이 내주는 경향이 있어 볼삼비가 다소 낮다는 점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제구력을 갖춘 선수인지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가장 최근에 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발을 딛은 기쿠치 유세이가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센가에게도 마이너스 점수가 되었을 것입니다.
1억 달러는 우습게 넘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센가의 계약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센가가 진짜로 우승 전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계약 규모를 꽤 많이 깎았다는 평입니다. 단순 언론 플레이는 아니라는 것이죠.
기쿠치의 실패는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일본 리그와 메이저리그의 현격한 수준 차이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리그도 사정이 마찬가지일테니까요. 센가가 약점인 제구력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내서 메츠의 우승에 기여했으면 합니다.
요시다 : A+
현재 메이저리그 트렌드에 역행하는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꽤나 큰 규모의 계약을 늦은 나이에 받았습니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요.
센가 : B
우승이 중요했다고 하더라도,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받아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네요. 메츠에게 저 정도 규모의 계약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기에... 성적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계약 후반부에는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보스턴 : D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계약입니다. 계약의 방향성도 규모도 납득할 수 없는 영입입니다. 보가츠와 JD마르티네스라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아주고 한 선택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러다가 콜로라도처럼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메츠 : A
선발은 다다익선, 다저스가 보여준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역시 스티브 코헨 구단주다운 일관된 행보,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시장 분위기에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