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이강철호 합류, 토미 에드먼은 누구?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게 될 우리나라 대표팀 30인 최종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허구연 KBO 총재가 메이저리그 선수 중 한국 혈통을 가지고 있어 대표팀 선발이 가능한 선수들의 합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한 만큼, 어떤 선수가 합류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었었죠. 그 중 가장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인,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한국 대표팀 합류를 수락하며 최종 명단에 합류했습니다.
한국 야구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에드먼은 낯선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드먼이 한국에서 유명한 선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타성을 가진 타자는 보통 타격 성적이 뛰어난 선수이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타격 성적이 좋지 않은 에드먼을 모르시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드먼이 한국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라는 것을, 에드먼을 아는 분이라면 무조건 인정할 것입니다. 에드먼만큼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내야수는 리그에서 손에 꼽기 때문입니다.
에드먼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와 조부모의 혈통에 따라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WBC 규정에 따라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을 나온 에드먼은 2016년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을 받았고, 차근차근 마이너에서 성적을 끌어올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올 시즌까지 총 4년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서비스타임은 3년을 채워 연봉조정 자격을 이번에 취득했습니다.
에드먼은 타격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입니다. 타격 성적은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며, 2022시즌도 OPS+ 108로 평균을 살짝 넘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2루수 중 정상급으로 꼽히는데 이는 수비 때문입니다. 에드먼은 2021시즌 NL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며, 올해도 성적만 놓고 보면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팀이 에드먼을 유격수로 절반 정도의 경기를 기용하였기 때문에 포지션 기준을 충족하지 못 했고 수상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에드먼의 내야 수비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에드먼의 커리어 성적입니다.
경기 | 타석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OPS | OPS+ | wRC+ | 홈런 | 타점 | fWAR | bWAR | |
2019 | 92 | 326 | .304 | .350 | .500 | .850 | 122 | 124 | 11 | 36 | 3.8 |
3.9 |
2020 | 55 | 204 | .250 | .317 | .368 | .685 | 90 | 90 | 5 | 26 | 1.0 |
1.3 |
2021 | 159 | 641 | .262 | .308 | .387 | .695 | 91 | 90 | 11 | 56 | 2.8 |
3.7 |
2022 | 153 | 577 | .265 | .324 | .400 | .725 | 108 | 108 | 13 | 57 | 5.6 |
6.4 |
합계 | 459 | 1748 | .269 | .322 | .410 | .732 | 103 | 104 | 40 | 175 | 13.2 |
15.3 |
경기 | 포지션 | 이닝 | 실책 | 수비율 | DRS | UZR | OAA | 도루 성공 | 도루실패 | BsR | dWAR | |
2019 | 55 | 3B | 382.1 | 3 | .972 | 1 | 0.1 | 8 | 15 | 1 | 6.6 | 1.1 |
29 | 2B | 204.1 | 1 | .991 | 6 | 1.4 | 2 | |||||
13 | OF | 82.2 | 1 | .950 | 3 | 3.0 | 2 | |||||
2020 | 31 | 3B | 161.2 | 3 | .946 | 2 | 0.0 | 2 | 2 | 4 | -0.3 | 0.8 |
8 | 2B | 52.0 | 1 | .964 | 2 | 1.2 | -1 | |||||
13 | SS | 96.0 | 2 | .946 | 2 | 0.5 | 1 | |||||
21 | OF | 128.1 | 1 | .960 | 1 | -0.4 | 1 | |||||
2021 | 130 | 2B | 1032.1 | 5 | .990 | 6 | 1.2 | 13 | 30 | 5 | 8.0 | 0.9 |
4 | SS | 26.0 | 0 | 1.000 | 1 | 0.1 | 0 | |||||
41 | OF | 284.1 | 2 | .970 | 0 | -0.9 | 1 | |||||
2022 | 8 | 3B | 26.0 | 1 | .938 | 0 | 0.3 | 1 | 32 | 3 | 8.4 | 2.9 |
89 | 2B | 614.2 | 3 | .991 | 12 | 3.2 | 8 | |||||
80 | SS | 622.0 | 2 | .994 | 7 | 5.8 | 11 | |||||
3 | OF | 8.0 | 0 | 1.000 | 0 | -0.2 | 0 | |||||
합계 | 94 | 3B | 570.0 | 7 | .961 | 3 | 0.4 | 11 | 79 | 13 | 22.6 | 5.6 |
256 | 2B | 1903.1 | 10 | .990 | 26 | 7.0 | 20 | |||||
97 | SS | 744.0 | 4 | .989 | 10 | 6.4 | 12 | |||||
78 | OF | 503.1 | 4 | .965 | 4 | 1.4 | 4 |
에드먼의 합류로 가장 기대되는 점은, 참가팀 중 단연 압도적인 내야 수비진을 자랑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주전 유격수는 당연히 김하성입니다. 김하성은 2년 연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수비를 보여주었고, 2022년 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2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에드먼은 2022시즌 OAA가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김하성은 유격수 OAA 6으로 메이저리그 상위권 정도인데, 에드먼은 유격수 OAA 11이고 2루수는 8입니다. OAA가 누적 스탯이고, 에드먼은 유격수와 2루수를 번갈아가며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드먼의 수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내야진이라면, 메이저리그의 그 어떤 타자라도 수비수들을 만만히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냉정히 말해 우리나라 전력이 투수진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수비가 더욱 중요한데, 내야의 키스톤을 책임지는 두 선수의 호흡이 이번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에드먼의 승리기여도가 높은 이유가 바로 좋은 주루 능력입니다. 에드먼은 주루 종합기여도인 BsR에서 2022년 8.3을 기록,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에도 8.0을 기록했으니 주루 능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수 있죠. 2021년은 전체 5위이며, 두 시즌을 합하면 16.3으로 두 시즌 총합 역시 전체 1위입니다. 주루 능력만큼은 검증된 타자라고 할 수 있죠.
이런 뛰어난 주루 능력은 높은 도루 성공률에서 나옵니다. 에드먼은 지난 두 시즌동안 70개의 도루를 시도해 62개를 성공시켰습니다. 88%의 성공률을 기록한 것인데, 70%를 기록하면 팀의 득점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는 정말 뛰어난 수치입니다. 에드먼이 출루 능력이 뛰어난 타자는 아니지만, 일단 출루한다면 높은 주루 생산성을 보여준다는 것은 메이저리그 전체가 알고 있는 사실인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30인 최종 엔트리에 2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는 에드먼을 포함해 키움의 주전 2루수 김혜성, 그리고 김하성이 있습니다. 김하성이 유격수를 보지 않더라도(오지환 선수를 적극 기용한다면 이런 시나리오도 가능하긴 합니다) 3루수를 맡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김하성은 2루수 옵션이 아닙니다. 즉, 에드먼과 김혜성 말고는 2루수를 볼 자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김혜성 선수도 물론 WAR 5.93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선수이고 특히 수비가 좋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의 수비와 주루를 기록하고 있는 에드먼을 밀어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기왕 외국인 선수를 뽑은 만큼 주전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전부터 우리나라는 순혈주의가 심하고 국가대표에 의미 부여를 크게 하는 편이기 때문에 외국 선수 선발을 꺼려왔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을 한국계 선수들이 합류를 수락했다는 것은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반영되었기도 했겠지요.
지난 WBC에서 우리나라는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맞이했습니다. 심지어 2017년은 고척돔 홈에서 벌인 대회였기에 충격이 더욱 컸습니다. 야구에 있어 3번째로 큰 시장이 한국이기에 메이저리그도 WBC 개최를 한 것인데, 흥행마저 참패하면서 이번 대회는 1라운드 개최를 일본과 대만에서 하게 되었죠.
도쿄 올림픽 4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까지 받아들면서 한국 야구에 대한 시선은 곱지 못 합니다. 800만 관중을 달성하던 흥행은 없고,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관중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외국인 선수까지 선발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 되었죠.
우리 대표팀의 목표는 4강이라는 기사를 많이 봤습니다. 1라운드를 우선 통과한 다음, 8강전에서 어떻게든 승리한다는 계획입니다.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WBC의 중요도를 높이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계획에 여러 메이저리거들이 응답하면서, 초대 대회 4강과 2회 대회 준우승을 기록하던 시절의 팀들과는 레벨이 다른 구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냥 비관할 것은 아닙니다. 우선 1라운드에서 일본을 잡고 조 1위로 통과한다면, 상대 조 2위를 만나게 되므로 한결 수월한 대진이 가능합니다. 좋은 성적을 기록해서 한국 야구가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고, 그 중심의 에드먼의 수비와 주루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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