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 2022 시즌/2022 시즌 정리

애들리 러치맨은 우리 시대의 버스터 포지가 될 수 있을까?

3939339 2023. 1. 18. 17:52
반응형

2022시즌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신인 중의 한 명이 애들리 러치맨입니다. 러치맨은 2019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으로 볼티모어에 입단했습니다. 드래프트 때부터 큰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이고, 볼티모어의 리빌딩 플랜의 핵심이었고, 정말 보기 드문 포수 유망주였기 때문에 더욱 기대를 받았습니다. 볼티모어는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마켓을 가지고 있었지만, 크리스 데이비스라는 역사상 최악의 먹튀의 등장으로 강제로 리빌딩을 선언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착착 모은 유망주들로 이제 우승을 향해 달려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 준비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러치맨의 데뷔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특급 유망주이더라도 실패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그렇지만 볼티모어 입장에서 러치맨의 실패는 리빌딩의 실패와도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성급한 콜업은 절대 안 될 말이었습니다. 성공하지 않으면 구단의 향후 10년이 어두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했고, 그렇게 준비를 마친 러치맨은 2022시즌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습니다.

러치맨의 모습. 출처 = KeithAllisonPhoto.com

 

러치맨의 데뷔는 성공을 넘어서 자신이 왜 그런 기대를 받았는지 잘 알 수 있는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1년차 시즌 러치맨이 보여준 퍼포먼스 덕분에, 볼티모어는 예상을 뛰어넘고 포스트시즌 경쟁을 시즌 막판까지 펼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쉽게 막차를 타지는 못 했지만, 이 정도의 성장세라면 조만간에 포스트시즌을 넘어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예측이죠.

물론 러치맨만 잘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대표적인 신인으로는 거너 헨더슨이 있죠. 하지만 러치맨이 기대만큼 잘 해주지 못 했다면 절대로 볼티모어는 이번 시즌 이 정도 성적을 기록하지 못 했을 것입니다. 러치맨이 이번 시즌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타격입니다. 과거 타격 기대치는 80점 만점에 정확도 60, 파워 60으로 매우 높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포수들의 공격력이 높은 경우는 많지 않은데, 러치맨의 경우 포수로서는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것이죠. 첫 시즌 러치맨의 타격 성적은, 그 기대를 다분히 충족시켰습니다.


경기 타석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OPS+ wRC+ 홈런 타점 fWAR bWAR
2022 113 470 .254 .362 .445 .806 128 133 13 42 5.3 5.2

투고타저가 심했던 시즌에 OPS 0.8을 넘겼고 OPS+는 128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중반 콜업되어 적응기가 필요했던 점을 감안하면 정말 좋은 성적입니다. 데뷔 직후였던 5월에는 OPS0.529, OPS+52에 불과해서 너무 이른 콜업이 아니었나하는 지적이 있었지만, 6월부터 상승세를 탔고 후반기에는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볼티모어의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러치맨이 이 정도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 했다면 마이너리그에 다시 내려가서 담금질을 했어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 볼티모어가 승부수를 일찍 띄울 일도 없었을 것이죠.

 

하지만 포수의 본분은 수비입니다. 수비 능력치가 좋지 않은 포수는 제아무리 공격이 좋더라도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양키스가 공격형 포수의 전형인 개리 산체스를 쉽게 포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죠. 산체스는 안 좋은 수비를 좋은 공격 성적으로 만회하는 유형의 선수였는데 공격력마저 하락하기 시작하니 팀 입장에서는 포기할 만 했습니다.

그러나 러치맨의 포수로서의 능력은 평균을 상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기 이닝 실책 도루저지 도루위험 rSZ rCERA DRS FRM sCFR Def dWAR
2022 113 762.0 8 31% 1.88 9 2 18 9.1 4 15.6 1.5

러치맨은 도루저지율에서 31%25%인 리그 평균을 상회했습니다. 도루위험이 1.88이라는 것은 도루 상대들의 도루 성공률이 높았다는 뜻인데, 1보다 높으면 평균보다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려운 상대들을 상대로도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으니 도루 저지에 있어서는 좋은 실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프레이밍도 팬그래프 기준 9.1로 상위권이고, 스탯캐스트에서는 4로 상위 16%의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포수 수비 능력을 종합한 팬그래프의 종합 수비 기여도인 Def에서는 15.6을 기록, 500이닝 이상 포수 마스크를 쓴 40명 중 7를 기록했습니다. 포수로서 수비 능력은 상위권이었다는 뜻입니다. Def가 누적 스탯이라는 점, 러치맨 위에 있는 6명이 모두 러치맨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은 평균을 냈을 때는 러치맨이 더 높은 기여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공격력도 뛰어나고 포수로서의 능력도 좋은 러치맨을 보면 버스터 포지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면 볼티모어 구단도 러치맨이 자기 구단의 포지가 되기를 바라고 애지중지 키웠기 때문입니다. 지명 당시부터 버스터 포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포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데뷔해서, 원클럽맨으로 뛰다가 은퇴했습니다.

볼티모어는 만약 러치맨이 포지처럼 되지 못 한다면 리빌딩이 실패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렵게 얻은 전체 1순위 드래프트 픽까지 써가면서 얻은 유망주였기 때문이었습니다. 1순위 선수가 실패한 사례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메이저리그까지 올라오지도 못 한 선수도 꽤 있습니다. 다른 4대 스포츠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죠) 볼티모어도 이런 일은 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 도전해야 하는 만큼, 러치맨의 성공 시기도 중요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가진 포텐셜을 터뜨려야 하죠. 되도록 FA가 되기 전 기간이어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정말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죠.

 

러치맨은 올해 AL 신인왕 2(1위 훌리오 로드리게스), AL MVP 12위를 차지했습니다. 5월에 올라온 선수로서는 정말 대단한 성과였죠. 훌리오 로드리게스만 없었다면 신인왕도 가뿐히 차지할 수 있었던 성적이었습니다. 이번 성과로 새롭게 신설된 최저연봉자 대상 보너스 풀도 117만 달러를 받아 9번째로 많은 돈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신인왕 2위를 기록했기 때문에 서비스타임 1년을 온전히 인정받은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볼티모어는 신인왕 2위를 기록했으므로 추가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FA까지는 5년이 남았고, 러치맨은 1998년생으로 25세 시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대로라면 러치맨에게 연장계약을 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 어린 유망주들을 빠르게 잡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니 당연할지도요. 다음 시즌 활약이 좋다면 러치맨의 연장계약 이야기가 빠르게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