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 2022 시즌/2022 오프시즌

트레버 바우어 징계 감면, 다저스 드디어 해방?

3939339 2022. 12.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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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바우어의 항소 결과가 드디어 발표되었습니다. 기존의 징계는 324경기 출장 정지로 두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징계였는데, 감경되어 194경기로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022시즌에 소화한 144경기 정지가 있었기 때문에, 2023시즌의 징계는 50경기가 전부이며 나머지 기간은 다저스 선수로 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다저스는 팀의 큰 변수가 없어지며 한 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물론 바우어가 다저스 선수로 뛸 수 있어서는 아닙니다.

트레버 바우어는 단축시즌이었던 2020시즌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FA가 되었습니다.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FA로이드일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고, 무엇보다 악동같은 기질이 있어 라커룸 분위기를 해치기로 악명높은 선수였기 때문에 영입을 꺼리는 팀도 있었습니다.


경기 이닝 ERA ERA+ FIP WHIP SO K/BB fWAR bWAR
2020 11 73.0 5 4 1.73 284 2.88 0.795 100 5.88 2.6 3.0

그러나 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이 선호하는 고액 단기계약을 받아들이며, 바우어는 자신의 몸값을 다저스에서 높이기로 합니다. 3년 1억200만 달러의 계약에서 계약금이 1000만 달러였고, 3년간 2800만/3200만/3200만 달러를 각각 수령하게 되며, 매년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FA 재수였습니다. 카를로스 코레아의 계약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이렇게 다저스와 바우어의 동행은, 바우어가 2021시즌 초반 맹활약하며 성공적으로 시작을 하는 듯 보였습니다. 다저스의 목표는 우승이었고, 다저스의 상징 커쇼가 하향세일 때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바우어의 활약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기 이닝 ERA ERA+ FIP WHIP SO K/BB fWAR bWAR
2021 17 107.2 8 5 2.59 163 4.03 1.003 137 3.70 1.8 3.0

그러나 바우어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일으키며 팀에 큰 민폐를 끼치게 됩니다. 바로 성폭력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행정명령을 받게 되면서 팀에서 이탈하게 된 바우어는 팀이 월드시리즈에도 못 올라가는 것을 집에서 지켜보게 됩니다. 연봉은 다 받으면서 말이죠. 행정명령은 정식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연봉을 지급해야 하고 사치세도 당연히 계산됩니다.

바우어에 대한 수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결국 형사 사건이기에,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우어가 2021년 8월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24경기 징계라는 초유의 징계를 내리게 됩니다. 영구제명을 제외하면, 이보다 더 강한 징계를 내린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죠.
바우어는 당연히 항소했고, 이에 따라 징계에 대한 재심이 진행되었습니다. 문제는 다저스였는데, 바우어가 징계를 받는 것으로 결정되면 연봉을 안 줘도 되지만, 징계가 만약 취소될 경우 연봉은 당연하고 사치세까지 더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저스의 2022시즌 사치세 최종 연봉은 2억7425만 달러로, 3차 사치세 한계까지 넘겼습니다. 바우어의 연봉 중 징계로 더해지지 않은 몫이 3100만 달러였으므로, 3차 사치세(1600만 달러, 75%)와 4차 사치세(1500만 달러, 90%)를 더하여 사치세만 추가로 2550만 달러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징계가 취소될 경우 다저스는 생돈 5650만 달러를 날려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가정은 징계 확정으로 기우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저스가 결정해야 할 것은, 돌아오는 2023시즌에 바우어를 로스터에 넣을 것인가입니다. 바우어의 내년 시즌 연봉은, 징계기간을 제외하면 2200만 달러입니다. 쉽게 버릴 수 있는 금액이 아니죠. 우선 내년 1월 6일까지 바우어를 40인 로스터에 넣을지를 결정해야 하지만, 과연 바우어가 실제 다저스의 계획에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다저스의 선발진에는, 워커 뷸러 – 훌리오 유리아스 – 토니 곤솔린 – 클레이튼 커쇼 - 노아 신더가드 이 5명은 확정적이고 6선발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합니다. 더스틴 메이, 미치 화이트 등이 6선발 후보입니다. 선발은 무조건 두꺼운 뎁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철칙인 만큼, 지금 선발진만 놓고 보면 조금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존의 선발이었던 타일러 앤더슨과 앤드류 히니가 이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우어를 복권삼아 선발진에 넣어보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다저스의 현재 2023시즌 예상 사치세 연봉은 2억3310만 달러로, 1차 사치세인 2억3300만 달러를 살짝 넘겼습니다. 추가 영입이 아예 없을 수는 없기 때문에, 사치세 리셋을 할 수도 있다는 세간의 예측은 빗나간 셈이 되었습니다. 기왕 사치세를 내게 되었다면 다저스답게 여기에 이제 투자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바우어의 커리어 시작이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사진. 출처 = Flickr

그러나 바우어를 활용한다는 것은 팀 운영 관점에서는 좋아보일 수 있으나, 한 가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징계가 가정폭력 및 성폭력이라는 점입니다.
메이저리그 뿐 아니라 미국 프로스포츠는 가정폭력 및 성폭력에 아주 예민합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에 피츠버그의 특급 마무리였던 펠리페 바스케스가 2021시즌 트레이드 기한 직후 아동 성폭력으로 체포되어 사실상 제명되었습니다. NBA에서는 2022시즌 FA가 될 예정이었던 특급 유망주 마일스 브리짓스가 FA 권리 행사 전날 가정폭력으로 체포되어 사실상 제명되었습니다. 이런 전과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프로스포츠 선수로는 전혀 뛸 수 없는 것이 미국의 분위기입니다.
바우어가 형사상 무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혐의점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며, 징계가 있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행동은 확실히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점은 바우어의 선수 생활에 치명타가 될 것입니다. 다저스도 쉽게 안고 갈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미 징계가 확정된 만큼, 다저스는 복귀 후에 2200만 달러를 연봉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바우어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연봉을 보조해야 할 것이며, 유망주를 받아올 수 있을 가능성도 없습니다. 다저스가 사실상 바우어를 떠넘기는 듯한 트레이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저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제 단 2개 뿐입니다. 바우어를 기용하거나, 아니면 방출하거나입니다. 만약 방출한 경우 이후 다른 팀에서 바우어를 영입한다면, 그 팀은 최저연봉만 지급하게 되며 다저스는 최저연봉만큼 연봉 지출을 덜게 됩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방출된다면 바우어가 당장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데뷔 때부터 다양한 기행으로 유명했던 악동 트레버 바우어. 대학 시절 같은 팀 동료였던 게릿 콜과의 갈등 등 스토리도 있던 선수였기에, 바우어의 커리어는 가십거리가 많았습니다.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던 선수였습니다. 물론 실력도 나쁘지 않았고요.
하지만 이번 징계 확정으로 선수 생활은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결국 본인의 인성 문제로, 평생의 라이벌 게릿 콜에게는 패배를 맛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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