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튼 바쇼가 트레이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했습니다. 반대급부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동한 선수는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와 가브리엘 모레노입니다.
이 트레이드는 한국에서는 크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가 한국에서 지명도가 거의 없는 팀이고, 바쇼도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트레이드에 대해 더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 트레이드가 화제가 된 이유를 알려면, 반대급부로 이동한 선수들이 어떤 선수인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는 외야수로, 흔히 우리가 아는 휴스턴 소속 구리엘의 동생입니다. 이제 서비스타임 5년차를 맞는 29세 선수인데, 5시즌 동안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던 데다가 발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산 fWAR은 6.8입니다. 토론토가 포기할 만했던 선수입니다. FA까지는 2년이 남았습니다.
가브리엘 모레노는 조금 다릅니다. 2022시즌 초에 발표된 팬그래프 유망주 랭킹에서는 팀 내 1위 및 전체 3위, 베이스볼아메리카 유망주 랭킹에서는 팀 내 1위 및 전체 7위를 차지한 초특급 포수 유망주입니다. 이번 시즌 데뷔에도 성공했고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죠. 즉, 서비스타임을 1년도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6년이나 쓸 수 있는 팀 최고의 유망주를 내주고 데려온 선수라는 뜻입니다. 바쇼를 영입하기 위한 출혈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알려주죠.
바쇼는 26살의 외야수/포수입니다. 외야수와 포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 이색적입니다. 포수로서의 수비 스탯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포수 자원이 귀하기 때문에 포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특히나 포수는 다른 포지션과 수비 방식이 전혀 달라 유틸리티 선수가 거의 없는데, 후보 포수 역할과 함께 주전 외야수를 볼 수 있는 선수가 있다고 하면 로스터에 한 자리 여유가 생기게 되므로 팀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크게 올라가게 됩니다.
바쇼의 타격 성적은 지난 두 시즌 간 OPS+ 100을 살짝 넘긴 수준입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은 넘는다는 이야기인데, 이 정도라면 주전 외야수로는 아쉽고, 백업 포수로는 금상첨화인 수준이죠. 그러나 바쇼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옵니다. 지난 시즌 외야수로 기록한 DRS는 19(외야수 전체 3위), OAA는 18(외야수 전체 1위)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수비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평균을 살짝 상회하는 타격 성적으로 2022시즌 bWAR 4.9를 기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바쇼의 송구 능력은 스탯캐스트에서 84.3으로 나오고 있는데 100개 이상의 송구를 기록한 156명의 외야수 중 130등입니다. 송구 능력만 놓고 보면 하위권입니다. 하지만 아주 빠른 반응속도와 민첩한 운동능력으로 타구들을 모두 따라가 잡아내고 있습니다. 딜라이노 드실즈 같은 외야수를 보면 주력이 외야 수비의 전부가 아님을 잘 알 수 있는데, 바쇼만큼 빠르게 반응하여 타구를 잡아내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바쇼의 2022시즌 활약상을 담은 유튜브 영상 링크 : https://youtu.be/OAoHOyMvW6c
바쇼의 애리조나 시절 타격 및 수비 성적입니다.
경기 | 타석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OPS | OPS+ | wRC+ | 홈런 | 타점 | fWAR | bWAR | |
2020 | 37 | 115 | .188 | .287 | .366 | .653 | 76 | 76 | 3 | 9 | 0.2 | 0.1 |
2021 | 95 | 315 | .246 | .318 | .437 | .755 | 102 | 99 | 11 | 38 | 2.3 | 1.7 |
2022 | 151 | 592 | .235 | .302 | .443 | .745 | 109 | 106 | 27 | 74 | 4.6 | 4.9 |
합계 | 283 | 1022 | .234 | .306 | .432 | .738 | 103 | 101 | 41 | 121 | 7.1 | 6.7 |
경기 | 포지션 | 이닝 | 실책 | 수비율 | RF/9 | DRS | DRS/yr | UZR | UZR/150 | OAA | dWAR | |
2020 | 19 | OF | 155.1 | 0 | 1.000 | 2.78 | 3 | 23 | 2.5 | 18.6 | 1 | 0.1 |
2021 | 49 | OF | 338.1 | 1 | 0.990 | 2.69 | 4 | 14 | 5.1 | 13.9 | 4 | 0.3 |
2022 | 114 | OF | 920.1 | 3 | 0.989 | 2.73 | 19 | 24 | 18.8 | 23.2 | 18 | 2.0 |
합계 | 172 | OF | 1414.0 | 4 | 0.991 | 2.72 | 26 | 22 | 26.4 | 20.7 | 23 | 2.4 |
경기 | 포지션 | 이닝 | 실책 | 수비율 | CS% | rSB | FRM | rSZ | rCERA | DRS | dWAR | |
2020 | 10 | C | 59.0 | 0 | 1.000 | 14% | -1 | 0.0 | 0 | 0 | -2 | 0.1 |
2021 | 41 | C | 319.0 | 3 | .990 | 32% | -1 | -1.6 | -3 | -1 | -6 | 0.3 |
2022 | 31 | C | 175.0 | 3 | .990 | 32% | 1 | -1.5 | -2 | -1 | -3 | 2.0 |
합계 | 82 | C | 553.0 | 6 | .994 | 30% | -1 | -3.2 | -5 | -2 | -11 | 2.4 |
바쇼의 성적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올 시즌 토론토에서 바쇼보다 높은 bWAR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의 대가를 주어야 했는지는 의문이 있으실 수도 있습니다. 이제 알아봐야 할 것은 바쇼의 계약 상황입니다. 바쇼는 서비스타임을 2년 채웠기 때문에 FA까지는 4년이나 남았고, 당장 2023시즌은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입니다. 그렇기에 바쇼를 영입하려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토론토는 이번 영입으로, 모레노의 성장을 기다릴 여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시인했습니다. 모레노는 팬그래프 기준 메이저리그 전체 3위 유망주로, 토론토는 Top 100 내에 97위 유망주 1명을 빼면 모레노 1명만 100위 내에 들어있었습니다. 압도적인 팀 내 최고 유망주를 포기한 셈입니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알레한드로 커크가 주전 포수였고 bWAR 3.9를 기록해 팀 내 타자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백업 포수는 대니 잰슨이었고 bWAR 2.8을 기록했죠. 잰슨이 이번 시즌 OPS+ 141로 굉장히 이례적인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이 둘로 포수진을 꾸린다면 포수 운용에는 사실 당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서비스타임이 커크는 2년, 잰슨은 4년 지난 선수이기 때문에 FA까지 여유도 꽤 있는 편이고요. 이미 서비스타임이 많이 남은 선수가 2명이나 있는 포지션에서, 당장 우승을 노리고 있는 팀이, 제아무리 팀 내 최고 유망주라고 하더라도 기다려줄 여유는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토론토의 최근 FA 영입은 실패작이 많았습니다. 호세 베리오스, 기쿠치 유세이, 류현진 등 선발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무너졌죠. 토론토 유스 출신인 알렉 마노아가 사실상 기둥이고, 그나마 몸값을 해주고 있는 케빈 가우스먼이 있기는 하지만 투자한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 실패하면서 토론토는 우승과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트레이드는, 토론토가 정말 고혈을 짜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정말로 타 팀에 보내고 싶지 않았던 유망주를 보냈습니다. 추가 영입을 해야 한다면 사치세도 감수해야 하고, 토론토가 대형 선수가 꺼리는 팀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최고 유망주를 내주면서라도 승부수를 봐야 했던 것입니다.
애리조나는 많은 것을 얻어낸 트레이드였습니다. 우선 애리조나는 리빌딩 중이며, 바쇼가 FA가 되기 전에 리빌딩 완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바쇼를 지금 보내서 유망주를 더 확보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였을 것입니다.
다만 조금 더 참아보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년 정도 더 지켜보더라도 FA까지는 3년이나 남게 되니, 더 고점에서 트레이드를 시도했다면 많은 유망주를 주고서라도 데려갈 팀이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승을 노리는 팀은 비슷한 승리기여도를 기록한 선수라면 수비가 좋은 선수보다는 타격이 좋은 선수를 우선 노리게 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상승하려고 막 채비하는 주식을 너무 일찍 매도해버린 감도 있네요.
이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토론토 : A
마지막 승부수입니다. 더 이상 후퇴는 없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양키스를 제치고 AL 동부를 차지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 합니다. 의지가 보이는 트레이드였습니다.
애리조나 : A-
트레이드 대가로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를 데려온 것은 좋습니다. 토론토 팀 상황까지 고려해 최고의 옵션을 받아냈으니까요.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조금만 더 지켜보고 트레이드했다면 고점에서 더 많은 유망주를 얻어냈을 수도 있습니다.
'MLB - 2022 시즌 > 2022 오프시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하성 트레이드 가능성 제기, 성사될까 (0) | 2023.01.07 |
---|---|
잰더 보가츠 영입, 김하성의 미래는? (0) | 2022.12.29 |
놀란 아레나도는 왜 옵트아웃을 하지 않았을까? (0) | 2022.12.26 |
트레버 바우어 징계 감면, 다저스 드디어 해방? (0) | 2022.12.23 |
카를로스 코레아, 의문의 뉴욕 메츠행 (0) | 202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