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외신에서 김하성 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드루머스와 같은 유명 야구 매체들이 앞다투어 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잰더 보가츠의 영입 이후 샌디에이고 타자들의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많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강력한 타선에 비해 투수력이 약하기 때문에 보강이 꼭 필요합니다. FA로 나온 투수 매물 중 좋은 매물은 너무 비쌌고, 그 대신 영입할 만한 선수는 없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이 필수적이죠. 샌디에이고에서 트레이드가 가능하면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는 김하성이 맞기 때문에,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입니다.
우선 다른 선수들이 왜 트레이드 불가인가를 알아봐야 합니다. 일단 투수를 매물로 쓸 가능성은 아예 없습니다. 이 트레이드의 목적이 투수 보강을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샌디에이고는 지금 유망주 풀이 극도로 안 좋기 때문에, 유망주를 대거 내주고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는 불가합니다. 왜냐면 2022시즌 중반 후안 소토를 영입하기 위해 CJ 아브람스와 로버스 하셀 3세 등 팀 내 최고 유망주들을 모두 워싱턴으로 보냈기 때문입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 기준, 상위 100명에 위치한 유망주는 단 1명. 최고 수준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유망주는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어쩔 수 없이 샌디에이고는 있는 유망주에 주전감 선수를 붙여서 패키지를 만들어 놓아야 좋은 선발투수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수인 김하성이 트레이드 대상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프렐러 단장은 원래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치는 꽤 높은 편입니다.
Good : 수비 하나는 검증된 선수이다.
2022시즌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2위. 이것 하나만으로도 김하성의 수비는 검증되어 있습니다. 내야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요구하는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기록한다는 것만으로도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서나 주전으로 뛸 실력이 됨을 말합니다. 수비 지표가 점점 객관화되고 신뢰도가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김하성의 지표들은 그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하성은 2루수와 3루수도 볼 수 있는 멀티 포지션의 선수입니다. 어떤 선수가 영입되더라도 다른 포지션으로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팀의 장기적인 운용에도 큰 보탬이 되는 선수입니다.
Good : 남은 계약이 저렴한 편이다.
김하성의 남은 계약은 2년 1500만 달러이고 3년 뒤에는 상호 옵션이 있습니다. 지금 모습대로라면 상호 옵션이 발동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남은 계약의 기간도 넉넉한 데다가 연봉도 저렴합니다. 이 정도 수준의 유격수를 지금 시장에서 이 정도 연봉에 구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어느 팀이라도 군침흘릴 만한 가치있는 선수죠.
Bad : 수비 하나만 검증되어 있다.
김하성의 공격력은 냉정히 말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입니다. 김하성이 트레이드 불가 선수가 아닌 이유죠. 만약 공격력이 OPS+ 120만 되었다면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고, 하더라도 선발 투수에 추가로 가치있는 선수를 더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치가 그 정도에는 미치지 못 합니다. 애초에 주전급 공격력을 갖춘 선수였다면 보가츠를 영입하는 일 자체도 없었겠죠.
Bad : 영입하고자 하는 팀이 김하성을 원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김하성이 가치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가치는 팀 사정에 따라 변하게 됩니다. 리빌딩을 원하는 팀들은 김하성보다는 더 확실한 유망주를 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하성을 데려온다고 하면 추가로 유망주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죠. 반대로 우승 도전이 가능한 팀들이라면 굳이 김하성을 받고 상대의 약점인 투수진을 보강해줄 이유도 없습니다.
SoSo : 샌디에이고 내야 백업진이 두텁지 못하다
지난 시즌 CJ 아브람스를 유틸리티 내야수로 데뷔시키려고 했던 샌디에이고였지만, 아브람스가 생각보다 부진하자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서 후안 소토 트레이드 때 보내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현재 샌디에이고는 내야 유틸리티가 없는 상황이죠. 특히 유격수와 3루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는 김하성 하나밖에 없습니다. 현재 마차도-보가츠-김하성-크로넨워스 이 네 명이 내야 주전이며 후보로 맷 카펜터가 1루를 볼 수 있지만 그게 다입니다. 나머지는 갓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신인 선수들 위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하성을 팀에서는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이 트레이드 가치를 높일지 낮출지는 모르지만, 트레이드 성사 여부에 큰 변수가 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SoSo : 김하성 트레이드는 비용이 든다.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려고 한다면, 샌디에이고는 연봉보조와 상관없이 추가적인 비용도 내야 합니다. 김하성은 트레이드될 경우 1회에 한해 100만 달러를 지급받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 보너스는 사치세 대상에 들어가므로, 현재 기준으로 50%(샌디에이고가 3회 연속 위반임)를 내기에 50만 달러가 추가로 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옵션 발동이므로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포스팅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옵션 금액의 15%인 15만달러가 추가로 들겠네요.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순간, 165만 달러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겠네요. 메이저리그 구단에 이 돈이 큰 의미가 있겠냐고 물으신다면, 아무리 부잣집이라도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어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나 스포츠 구단은 고정 비용이 굉장히 많죠. 이런 추가적인 비용은 부담스럽습니다. 특히나 스몰마켓에 가난한 구단주가 있는 구단인 샌디에이고라면 더더욱이요.
복합적인 부분이 많이 계산되어야 할 문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트레이드 성사 가능성 자체를 높게 보지 않습니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포기하기에는 내야가 그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있는 자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우승을 하려면 메츠처럼 수많은 비싼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고, 계약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수들이 분전해주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우승에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선발 투수 보강을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더 확실합니다.
김하성이 현재 팀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한다고 생각해서 다른 팀으로 이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팬 분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김하성은 FA가 되면 29세입니다. 이 때 대형 계약을 따내는 것만큼 가치를 인정받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프트 제한 규정이 생기면서 2루수의 중요도가 올라갈 것이기에,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내야수의 가치는 더 오를 것입니다. 김하성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조금 지켜보고 기다려도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팀에 속하게 되든, 김하성의 2023시즌이 환하게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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