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 2022 시즌/2022 오프시즌

트레버 바우어 결국 방출, 선수생활 이대로 끝?

3939339 2023. 1. 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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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바우어가 결국 방출되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6, 즉 오늘까지 바우어의 거취를 결정해야 했던 소속팀 LA다저스는 바우어의 DFA(지명할당)을 발표했습니다. 지명할당이란 선수를 방출하기 위해 팀이 거치는 절차의 첫 단계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는 선수를 방출하려면 반드시 지명할당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지명할당 기간은 7일이며, 7일동안 선수를 영입하려는 팀이 나타나면 트레이드를 하거나 계약을 이관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7일동안 아무도 영입하려 나서지 않는다면 선수가 선택권을 가집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FA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레이드 및 계약 이관, 마이너리그행은 현재 바우어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만 지나면 방출 수순을 밟게 됩니다.

바우어는 현재 50경기의 징계가 남아있고, 징계 기간에 해당하는 연봉은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잔여 연봉은 1년 2250만 달러이며, 이는 다저스가 온전히 부담해야 합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이 돈을 허공으로 날리게 되었습니다.

 

바우어는 실력만 놓고 보면, 이 정도 규모의 돈을 포기할 정도의 선수는 절대 아닙니다. 2020년 사이영 수상을 하고 31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바 있었고, 실제로 징계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매우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돈값을 한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한 폭력 문제가 불거지며 팀을 이탈했고, 324경기 출장 정지라는 역사상 최고 수준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항소 끝에 194경기 징계로 경감되었으며, 소급 적용되어 이번 시즌에 소화해야 할 징계 50경기가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바우어의 최근 시즌 성적입니다.


경기 이닝 ERA ERA+ FIP WHIP SO K/BB fWAR bWAR
2020 11 73.0 5 4 1.73 284 2.88 0.795 100 5.88 2.6 3.0
2021 17 107.2 8 5 2.59 163 4.03 1.003 137 3.70 1.8 3.0

바우어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사진. 출처 = Wikipedia Commons

 

바우어의 합류는 팀 차원에서 놓고 보면 선발 로테이션 두께를 늘리기 때문에, 천군만마와도 같은 선수입니다. 5선발을 완벽하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이요. 그러나 징계 내용이 내용인 만큼, 도덕적으로 타격이 큰 바우어를 팀 동료들이 인정하지 못 할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실제로 그랬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양권에서는 가정폭력 및 성폭력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밉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주운전이 그런 사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보시면 대입이 쉬울 것입니다. NBA에서 FA를 앞두고 있던 마일스 브릿지스가 가정폭력 사건에 연루되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받을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죠. 축구에서도 맨유 소속의 촉망받던 유망주 메이슨 그린우드가 여자친구 성폭력 사건에 연루되며 모든 동료 선수들이 SNS 팔로우를 끊는 등 사실상 방출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바우어는 형사 상 책임은 면한 상황으로, 적어도 법적으로는 현재 선수 생활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징계가 끝난다면 팀에 합류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는 있으나 그 정도가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 판단됩니다. 그래서 다저스도 심사숙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적은 돈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선수단이 끝내 바우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인지, 방출 수순을 밟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바우어에 대한 인기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우어가 FA로 풀린 이후에 영입하는 팀은, 최저 연봉 72만 달러만 지급하면 됩니다. 특히 당장 우승이 필요한 팀이라면 바우어를 영입해 선발진의 두께를 넓히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시즌을 반을 쉬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알 수 없다는 변수가 있지만, 최저 연봉이라면 그 정도 복권은 긁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모를 리스크는 감수하고 영입하는 것이니까요. 특히 최근 무서운 기세로 선수 영입을 이어가고 있는 뉴욕 메츠라면 더더욱이요. 우승을 하기 위해 선발 보강이 꼭 필요한 샌디에이고도 영입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가격 자체가 고정되어 있는 선수인만큼, 바우어가 어떤 팀을 가고 싶은지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게릿 콜이 1선발인 양키스에 합류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대학 시절 같은 밴더빌트 대학을 다닌 콜과 바우어는 앙숙으로 유명하거든요.

현재로서는 바우어가 FA로 나올 것과 인기가 많을 것 이 정도만 확실하고, 나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대형 매물들이 거의 다 정리되는 와중인지라 오프시즌이 끝나가는 분위기였는데, 바우어의 등장으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 같네요.

 

다저스는 최악은 피했지만, 어쨌든 사치세 리셋에 실패했습니다. 이번 오프시즌 제대로 된 영입 없이 쉬어가는 듯 했던 이유 중 하나로 바우어의 거취 문제가 지적되었는데, 결국 파경을 맞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선발진을 영입할지 말지는 다저스의 결정입니다. 올 시즌 선발진은 최근 다저스의 선수진 중 가장 약한 것이 냉정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저스의 자존심이라면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해야 할텐데, 최고의 선수들을 이미 내준 다저스가 그 정도가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이미 사치세를 넘긴 만큼, 이제라도 영입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는 말도 있지만, 저는 다저스가 굳이 선수를 영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미 다저스에 필요한 매물들은 다른 팀이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혹시 부상 문제로 계약이 파토날 조짐이 보이는 카를로스 코레아도 다저스가 영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인 훔치기 파동의 문제 때문이죠. 다음 오프시즌에 제대로 영입하기 위해 쉬어간 김에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이번 오프시즌의 주인공은 코레아와 바우어가 되어가는 분위기네요. 2월 전에 이 선수들의 최종 거취가 결정될텐데, 각자 최종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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