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 2022 시즌/2022 오프시즌

잰더 보가츠 영입, 김하성의 미래는?

3939339 2022. 12. 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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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FA 시장의 유격수 최대어 중 하나였던 잰더 보가츠가 의외의 행선지를 선택했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1년 2억8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유격수가 필요한 팀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나, 부상과 약물 사태로 지난 시즌 전체를 날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그 빈 틈을 잘 메꾸고 유격수 골드글러브 2위를 차지한 김하성을 보유한 샌디에이고가 보가츠를 영입했습니다. 대부분 매우 의외라는 반응인데, 샌디에이고의 프렐러 단장의 셈법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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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시즌에도,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교통정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14년 계약을 맺고 있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주전 유격수였지만,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결장 중이었고 8월 말에나 돌아올 예정이었습니다. 유틸리티 내야수였던 김하성이 부득이 주전 유격수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김하성의 수비력은 2021시즌에도 좋았지만, 타격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주전으로 쓰기에는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2022시즌 김하성의 성적이 반등하면서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타격 성적은 평균을 상회하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보다 수비가 더 좋아진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타티스가 돌아오면 포지션이 꼬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잰더 보가츠의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사진. 출처 = Wikimedia Commons

 


2022시즌 당시 내야수 상황입니다.
3루수는 매니 마차도입니다. 아레나도에 이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3루수 공수겸장이죠. 10년 3억 달러 계약을 맺고 있는 스타 선수입니다. 김하성이 현실적으로 마차도를 밀어낼 수는 없습니다. 2루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입니다. 크로넨워스는 타격 성적이 좋은 선수인지라 라인업에서 뺄 수는 없습니다. 1루수는 에릭 호스머였습니다. 호스머는 성적은 저조하지만 고액 연봉자라 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유격수 밖에 볼 수 없었던 타티스를 외야로 보내고, 김하성을 유격수 및 내야 유틸리티로 계속 쓰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서는 스타 선수였던 타티스에게 포지션 변동을 먼저 제안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지였을 것입니다. 타티스의 자존심도 생각해주어야 하니까요.
그러나 타티스의 부상 복귀 직전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타티스가 금지약물 징계를 받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2023시즌 초반까지 결장하게 되었습니다. 샌디에이고의 플랜이 꼬인 것은 둘째치고, 이제 타티스도 유격수 자리를 고집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팀에 커다란 손해를 끼치게 되었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샌디에이고의 보가츠 보강은, 의외이기는 하나 타자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였습니다.

  경기 타석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OPS+ wRC+ 홈런 타점 fWAR bWAR
2013 18 50 .250 .320 .364 .684 87 85 1 5 0.1 0.3
2014 144 594 .240 .297 .362 .660 84 81 12 46 0.1 0.7
2015 156 654 .320 .355 .421 .776 107 111 7 81 4.6 4.3
2016 157 719 .294 .356 .446 .802 111 114 21 89 3.9 3.8
2017 148 635 .273 .343 .403 .746 95 95 10 62 3.1 2.3
2018 136 580 .288 .360 .522 .883 135 133 23 103 4.4 4.9
2019 155 698 .309 .384 .555 .939 139 141 33 117 5.9 6.3
2020 56 225 .300 .364 .502 .867 128 129 11 28 1.6 1.6
2021 144 603 .295 .370 .493 .863 129 130 23 79 4.4 4.9
2022 150 631 .307 .377 .456 .833 131 134 15 73 6.1 5.8
합계 1264 5389 .292 .356 .458 .814 117 121 156 683 34.2 34.9


다만 보가츠는 유격수 외에는 다른 포지션으로 출장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데뷔 시즌에 3루수로 9경기 출장한 것 외에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포지션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가츠를 유격수에 놓고, 수비가 좋은 김하성이 2루를 본 다음, 1루가 가능한 크로넨워스에게 1루수를 맡기면 됩니다. 타티스는 지난 시즌부터 기사에서 나왔던 대로 외야수로 기용하면 됩니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예상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야 :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LF) - 트렌트 그리샴 (CF) - 후안 소토 (RF)
내야 : 매니 마차도 (3B) - 잰더 보가츠 (SS) - 김하성 (2B) - 제이크 크로넨워스 (1B)

과연 김하성의 미래는? 출처 = Flickr

 


우선 샌디에이고는 2023시즌이 우승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핵심 선수들이 FA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후안 소토는 FA까지 한 시즌이 남은 선수입니다. 5억 달러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소토는 워싱턴의 불안정한 상황을 이유로 연장계약을 거부하고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샌디에이고에 왔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고 가치가 하락한 상황입니다. 지금 연장계약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그래서 거의 없으며, 다음 시즌 활약해서 FA 시장을 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10년 계약 중 5년차 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매니 마차도도, 다음 시즌이 5년차 시즌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예상은 마차도가 무조건 옵트아웃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시장에 나간다면 5년 간 성적이 매우 꾸준하게 좋았기 때문에, 잔여 계약인 5년 1억5000만 달러는 우스울 정도의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수진 중에는 36세의 나이에도 1선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다르빗슈 유가 FA를 앞두고 있습니다. 꽤나 꾸준한 성적을 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경력 2번째 FA를 맞는 다르빗슈를 잡으려면 지금 계약(연평균 1800만 달러)보다는 큰 규모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블레이크 스넬도 FA입니다.
2022시즌 bWAR 팀 내 1위 매니 마차도(6.8), 3위 다르빗슈 유(4.4)가 팀을 떠날 수도 있기에, 2023시즌이 샌디에이고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형 선수들이 많았던 이번 FA 시장에서 확실하게 돈을 써야 했습니다. 타자들에 비해 투수들의 뎁스가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투수 보강이 절실했지만, 선발투수 최대어인 디그롬과 벌랜더를 놓쳤습니다. 그래도 프렐러 단장은 확실한 영입 하나는 이번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보가츠를 영입했습니다.
보가츠 영입 자체도 놀라웠지만 더 놀란 것은 계약 기간이었습니다. 보가츠는 30세 시즌을 맞이하는 것이라, 이번 계약으로 40세 시즌까지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계약 후반부에는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평균 금액이 2540만 달러가 되면서, 최대한 스프레드를 넓혔습니다. 올해 승부수를 내기 위해 영입한 선수임을 생각해보면, 사치세 납부를 최대한 줄여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시즌도 사치세를 내게 되면 3년 연속 사치세를 넘기게 되므로, 3년차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이미 여러 영입으로 현재 사치세 적용 연봉은 2억4500만 달러로 1차 사치세 선을 넘어섰기 때문에, 높은 세율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지난 시즌은 300만 달러 미만으로 초과했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사치세 관리에 실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호스머 트레이드로 어떻게든 사치세는 안 내고 싶었을텐데 실패한 것이 유력하기는 합니다) 어쨌든 지난 시즌 사치세 선을 살짝 넘겨버린 덕분에 올해 힘을 주고 달리기 더 어려운 상황인만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치세를 낮춰야 했습니다. 보가츠의 계약에 40세 시즌을 보장해서라도 말이죠.

프렐러 단장의 미친 트레이드와 영입은 평가가 상당히 엇갈릴 때가 많았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트레이드와 계약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납득 불가 수준은 없었으며, 나름의 이유가 다 있었던 움직임들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프렐러 단장에 대한 평가는 이 투자를 우승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겠죠.
지난 시즌 지구 우승은 못 했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101승의 뉴욕 메츠를 잡아냈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지구 라이벌 다저스를 이겼습니다. 전력 누수는 거의 없었던만큼, 이번 시즌 다시 승부를 볼 수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다저스가 FA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전력 누수를 메꾸지 못한 틈을 타, 과연 샌디에이고가 보가츠와 함께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네요.

이번 계약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가츠 : A
40세 시즌을 보장받은 장기계약에 A를 주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보가츠의 수비가 리그 평균 정도인만큼, 김하성의 도움을 받고 수비에서 좋은 모습도 보여줬으면 합니다.

샌디에이고 : A
보가츠를 계약한 시점에 남아 있던 선수 중, 최고 수준의 선수를 데려왔습니다. 투수 보강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막상 영입하고 보니 보가츠가 좋은 조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스턴 : F
보가츠의 이적에 가장 많이 달린 기사가 보스턴의 행보를 비판하는 모습입니다. 2022시즌 시작 전 터무니없는 수준의 연장계약을 제안한 것도 시원찮은데, 이번 FA 때도 붙잡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입한 선수들은 오버페이를 했습니다. 즉, 돈을 쓸 수 있었음에도 그 조금을 쓰기 싫어서 꼭 잡아야 할 내부FA를 잡지 못한 것입니다. 보스턴이 또다른 암흑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여서, D도 줄 수 없었습니다. 보가츠의 이적은 보스턴의 암흑기의 서막을 알리는 이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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