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 2022 시즌/2022 오프시즌

박효준의 추운 2022년 겨울

3939339 2023. 1. 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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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준 선수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애틀랜타에서 지명할당이 되었고,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되었습니다. 스프링캠프에는 초청될 가능성이 높지만,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더라도, 다시 40인 로스터에 넣으려면 한 명의 자리를 비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효준의 마이너리그 시절 사진. 출처 = Wikimedia Commons

 

지명할당이란 선수를 방출하기 위해 팀이 거치는 절차의 첫 단계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를 방출하려면 반드시 지명할당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지명할당 기간은 7일이며, 7일동안 선수를 영입하려는 팀이 나타나면 트레이드를 하거나 계약을 이관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7일동안 아무도 영입하려 나서지 않는다면 선수가 선택권을 가집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FA가 되는 것입니다.

박효준은 이번 오프시즌에만 3번째 지명할당을 당했습니다. 원래 소속팀은 피츠버그였는데 지명할당이 되었고 7일을 채우기 전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되었습니다. 그렇게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두고 싸우는 듯 했으나, 보스턴도 그를 지명할당시켰습니다.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애틀랜타로 이적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같았습니다. 이번 지명할당 때는 아무도 그를 영입하겠다고 나선 팀이 없었고, 결국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박효준은 2021시즌까지 양키스 소속이었으며 트리플A를 맹폭하며 양키스 팬덤을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마침 그 때 양키스 내야수(특히 글레이버 토레스)가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박효준을 콜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애초에 양키스는 박효준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박효준을 메이저리그에서 한 타석 세워준 양키스는 곧바로 그를 피츠버그로 트레이드했습니다.

피츠버그에서의 두 시즌은 냉정히 말해 박효준을 왜 양키스가 포기했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는 팀 중 하나인 피츠버그에서도 박효준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 했습니다. 2022시즌도 트리플A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메이저리그 타석은 60타석밖에 주어지지 않았죠. 수비 능력도 좋지 않은데, 많은 이닝이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비 누적 스탯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트리플A에서의 타격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수순은 예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박효준의 메이저리그 성적입니다.


경기 타석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OPS+ wRC+ 홈런 타점 fWAR bWAR
2021 45 150 .195 .297 .336 .633 72 72 3 14 0.0 -0.2
2022 23 60 .216 .276 .373 .649 82 79 2 6 -0.5 -0.3
합계 68 210 .201 .291 .344 .635 74 74 5 20 -0.5 -0.5

경기 포지션 이닝 실책 수비율 DRS UZR OAA 도루 성공 도루실패 BsR dWAR
2021 16 2B 112.0 1 .982 0 0.1 0 1 1
-1.0
-0.1
9 3B 61.0 0 1.000 -1 0.4 1
8 SS 58.0 0 1.000 -1 0.2 0
10 OF 52.0 0 1.000 0 0.5 -1
2022 11 2B 61.0 1 .974 -2 -1.0 -3 1 0
0.9
-0.5
6 3B 39.0 1 .889 -2 -0.5 -2
3 SS 22.0 0 1.000 0 0.2 -1
2 OF 12.0 1 .800 -1 -2.0 -1
합계 27 2B 173.0 2 .978 -2 -0.9 -3 2 1
-0.1
-0.6
15 3B 100.0 1 .960 -3 -0.1 -1
11 SS 80.0 0 1.000 -1 0.4 -1
12 OF 64.0 1 .947 -1 -1.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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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준이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준 해는 2021년 트리플A에서 였습니다. 그 시즌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수 있었죠.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의 모습은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양키스는 아마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거라는 태그를 붙인 다음에, 가장 고점이라고 생각한 시점에 트레이드로 내보냈죠. 피츠버그는 리빌딩 중이기 때문에, 리빌딩이 끝날 때까지 가교 역할을 할 선수들이 여럿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적절했습니다. 참고로 당시 반대급부로 이동한 클레이 홈즈는 당시 성적은 평범했으나 이후 각성하며 양키스의 철벽 불펜을 넘어 마무리 투수까지 등극했습니다.

 

매 오프시즌에는 이런 식으로 지명할당을 반복하면서, 서류 상으로만 팀을 여러 차례 옮기는 선수들이 여럿 나옵니다.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의 경계선에서 애매하게 활약한, 20대 후반 선수들에게 주로 일어나는 현상이죠. 흔히 AAAA급 선수라고 표현하는 선수들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오프시즌의 희생양은 박효준이 된 것이네요.

애틀랜타에서는 아무도 그를 영입하려는 팀이 나타나지 않아 계약이 이관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이적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굳이 애틀랜타가 그를 방출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방출된다면 FA가 되어 새로운 팀을 본인이 찾아 나서야 하는데, 두 시즌동안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박효준에게 또다른 메이저리그 기회가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박효준은 1996년생으로 만26세입니다. 군 문제 해결시한까지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아마추어 계약으로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렸기 때문에, 한국 리그로 바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2년의 유예 기간이 있으며 이 기간 현역으로 군 생활을 하면서 유예 기간을 넘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도 문제인데 드래프트로 한국 리그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연봉이 높지 않다는 점이 걸립니다. 이외에도 유턴파 선수들이 여럿 있었지만 모두 KBO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 했다는 점도 박효준에게는 걸림돌입니다.

만약 이번 WBC 국가대표에 선발되었다면 소위 이대은 룰의 적용을 받아 상무에서 2년동안 뛰면서 유예 기간을 넘길 수 있었으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이 가능성도 사라졌습니다. 현재 박효준이 이 유예기간을 넘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남았는데 2023년 말로 예정된 프리미어12입니다. 그러나 WBC가 연기되면서 프리미어12 개최가 올해 이루어질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프리미어12는 매우 애매한 대회인데,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들어가면 프리미어12에는 출전할 수 없습니다. 40인 명단에 들게 되면 메이저리그 기회를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으므로 좋을 수 있으나, 2년 유예에 꼼짝없이 걸리기 때문에 선수로서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히게 됩니다.

 

박효준 선수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2021시즌 양키스 트리플A에서 기록했던 성적을 다시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애틀랜타는 스완슨이 이적하면서 현재 내야진 두께가 이전보다는 조금 얇아진 상황입니다. 물론 아직 희망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요. 좋은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지난 두 시즌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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