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번 오프시즌 유격수 FA 빅4 중 마지막 남은 선수, 댄스비 스완슨의 행선지가 결정되었습니다. 시카고 컵스와 7년 1억77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하며,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FA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FA를 앞두고 스완슨은 원 소속팀이던 애틀랜타의 5년 1억 달러 연장계약 제안을 받았었는데 이를 거절하고 나왔습니다. 디 어슬레틱의 언급에 따르면, 만약 이 제안을 한 시즌만 더 먼저 했다면 연장계약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 정도로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은 과열되어 있고, 이 기류에 스완슨의 계약이 거대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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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슨은 2015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촉망받는 유망주였습니다. 애리조나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되었습니다. 1순위 선수가 자기 팀에서 데뷔도 하기 전에 트레이드된 것은 2000년 드래프트 1순위였던 애드리안 곤잘레스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이 트레이드는 두 프랜차이즈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애틀랜타는 당시 메이저까지 올라와서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내며 기대를 받았던 선발 투수 셸비 밀러를 보냈고, 반대급부로 스완슨과 엔더 인시아테, 애런 블레어를 받았습니다. 인시아테는 평균 정도의 중견수로 애틀랜타의 로스터 한 자리를 채울 정도였지만, 스완슨이 워낙 유망한 선수였던 만큼 트레이드 당시에도 애리조나에 대한 혹평이 많았습니다. 결국 셸비 밀러가 트레이드 직후 성적이 곤두박칠치고, 애틀랜타는 스완슨의 가세에 힘입어 2021시즌 우승까지 차지했기 때문에 애틀랜타가 압승한 트레이드가 되었죠.
스완슨은 그렇기에,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더 애지중지 아끼게 된 선수입니다. 졸지에 드래프트 1순위를 손에 넣게 되었으니까요. 애틀랜타는 창단 이래 딱 한 번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쥔 적이 있습니다. 바로 1990년 드래프트인데요, 이 때 지명한 선수가 바로 전설적인 유격수 치퍼 존스였습니다. 본인들이 뽑지는 않았지만 1순위 선수가 데뷔도 전에 팀에 합류한 만큼, 제2의 치퍼 존스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대학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입단한 스완슨은 마이너리그를 상당히 빨리 건너뛰었습니다.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동안만 마이너리그에 있었으며, 더블A에서 고작 반 시즌만 보낸 상태로 트리플A 경험도 없이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습니다. 요즘은 워낙 유망주를 아끼는 추세다보니 이런 식의 콜업이 거의 없죠. 그만큼 애틀랜타는 스완슨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고 빨리 즉시 전력감으로 편입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스완슨은 풀타임 유격수로 뛰면서 기대치만큼 성장하지는 못 했습니다. 특히 타격 성적은 커리어 내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을 간신히 채우거나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유격수를 맡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수비가 평균을 웃도는 선수였기 때문에 애틀랜타의 핵심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유격수가 필요한 팀들이 우승권 팀들 중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스완슨은 당당히 카를로스 코레아, 트레이 터너, 잰더 보가츠와 함께 이번 오프시즌 유격수 FA 빅4가 되었습니다. 최근 승리기여도(WAR)를 통해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수비 보정에서 상당한 이익을 보는 유격수의 가치가 급상승했기 때문에, 평균적인 타격 성적을 기록한 스완슨도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죠.
스완슨이 애틀랜타 선수로 기록한 성적입니다.
경기 | 타석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OPS | OPS+ | wRC+ | 홈런 | 타점 | fWAR | bWAR | |
2016 | 38 | 145 | .302 | .361 | .442 | .803 | 115 | 107 | 3 | 17 | 1.0 | 1.1 |
2017 | 144 | 551 | .232 | .312 | .324 | .636 | 68 | 63 | 6 | 51 | -0.2 | -0.1 |
2018 | 136 | 533 | .238 | .304 | .395 | .699 | 87 | 79 | 14 | 59 | 1.4 | 2.2 |
2019 | 127 | 545 | .251 | .325 | .422 | .748 | 89 | 91 | 17 | 65 | 2.0 | 1.1 |
2020 | 60 | 264 | .274 | .345 | .464 | .809 | 111 | 115 | 10 | 35 | 2.3 | 2.8 |
2021 | 160 | 653 | .248 | .311 | .449 | .760 | 99 | 99 | 27 | 88 | 3.4 | 1.9 |
2022 | 162 | 696 | .277 | .329 | .447 | .776 | 115 | 116 | 25 | 96 | 6.4 | 5.7 |
합계 | 827 | 3387 | .255 | .321 | .417 | .738 | 95 | 104 | 102 | 411 | 16.2 | 14.5 |
경기 | 포지션 | 이닝 | 실책 | 수비율 | RF/9 | DRS | DRS/yr | UZR | UZR/150 | OAA | dWAR | |
2016 | 37 | SS | 313.0 | 6 | .953 | 3.54 | 2 | 8 | -0.7 | -3.6 | 1 | 0.4 |
2017 | 142 | SS | 1202.0 | 20 | .965 | 4.13 | -4 | -4 | -2.7 | -2.8 | -5 | 0.3 |
2018 | 136 | SS | 1165.2 | 10 | .981 | 3.98 | 9 | 9 | 5.3 | 5.9 | 7 | 1.6 |
2019 | 126 | SS | 1090.2 | 12 | .976 | 3.99 | -2 | -2 | -6.4 | -5.9 | 3 | 0.4 |
2020 | 60 | SS | 513.1 | 2 | .991 | 3.96 | 9 | 21 | 0.2 | 0.5 | 8 | 1.3 |
2021 | 159 | SS | 1372.0 | 10 | .982 | 3.68 | -7 | -6 | 1.1 | 1.5 | 2 | 0.0 |
2022 | 161 | SS | 1433.0 | 8 | .986 | 3.67 | 9 | 8 | 1.1 | 1.7 | 21 | 2.0 |
합계 | 821 | SS | 7089.2 | 68 | .978 | 3.87 | 17 | 2 | -2.3 | -0.3 | 38 | 5.9 |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 스완슨은 타격은 계속 평균 수준이었고 수비도 마냥 뛰어났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만 타격 성적은 2022시즌이 커리어하이 기록이고, 수비 지표는 말도 안 되는 발전을 하면서 생애 첫 올스타 선정 및 골드글러브 수상까지 해냈습니다. 데뷔 7년만에, 우리가 기대하던 스완슨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스완슨에게 손을 내민 팀은 많았습니다. 다음 시즌이 29세 시즌으로, FA 시장에 나온 선수치고는 나이가 상당히 어린 편에 속하니 더더욱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완슨의 행선지는 시카고 컵스였습니다. 컵스와 7년 1억7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는데, FA 직전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 맹활약했던 것이 계약 규모를 극적으로 키우는 데에 톡톡히 기여했습니다.
컵스의 기존 유격수는 니코 호너였습니다. 호너는 지난 시즌이 3년차 시즌이기는 했으나 풀타임으로 뛴 것은 사실상 첫 시즌이었습니다. 스완슨과 비슷한 유형의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로 타격은 지난 시즌 리그 평균 수준인 OPS+ 107을 기록했지만, 수비는 OAA 13으로 리그 최정상급 스탯을 찍은 선수입니다.
그러나 스완슨은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 외에 다른 포지션 수비를 본 적이 없고, 이번 시즌 골드글러브 수상자입니다. 반면 호너는 지난 시즌은 전부 유격수로 출전하기는 했으나, 이전에는 2루수로도 꽤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경력이 있죠. 아마 호너가 2루수로 이동해서 스완슨-호너의 키스톤 콤비를 구성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호너는 지난 시즌 OAA 기준으로는 유격수 전체 1위를 차지한 선수입니다. 아마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형 키스톤 콤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영입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완슨 : A
최근 대형 계약이 즐비한 와중에도, 원 소속팀에 남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히는 등 의리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시카고 연고의 프로축구팀 선수인 스완슨이 가정을 위한 통큰 양보를 했는지, 시카고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스완슨은 결국 수비에서 일을 내야 할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계약을 받았습니다. 타격 성적이 향상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틀랜타 : A
애틀랜타가 아무 생각없이 스완슨을 잡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스완슨은 줄기차게 ‘애틀랜타가 서운하지 않게 제안한다면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죠. 하지만 올해 콜업되어 타격과 수비에서 상당히 인상깊은 활약을 남긴 본 그리솜에게 주전 유격수를 맡길 것으로 생각됩니다. 애틀랜타는 팀 연봉이 생각보다 높아 스완슨을 잡는다면 향후 팀 운영이 복잡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스완슨을 잡지 않은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지난 오프시즌 때 프레디 프리먼을 놓아준 것은 엄청난 비판을 받았었는데, 스완슨을 놓아준 것은 그 때와는 다릅니다. 아쉽지만, 좋은 이별을 했다고 봅니다.
컵스 : A-
저는 이제야 컵스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알 것 같습니다. 벨린저 영입 때 D를 주었던 것 같은데, 컵스는 아직도 승부를 걸고 싶은가 봅니다. 현 시점에서 승부를 걸기에 가장 좋은 옵션을 잡았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계약 규모는 예상보다 크기는 하나, 36세 시즌까지만 보장하므로 말년을 커버하지는 않습니다. 컵스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을 어느 정도는 줄인 셈입니다. 물론 제가 그렇다고 벨린저 영입에 대한 평가를 상향조정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스완슨 영입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 팀이 프랜차이즈 안방마님 윌슨 콘트레라스를 놓친 것은 많이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기왕이면 콘트레라스까지 잡아두었다면 더 강력한 타선을 구성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가을야구 진출 전력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좋은 시나리오들이 겹친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보장해주었는데, 그 정도까지 주어야 할 선수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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