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 2022 시즌/2022 오프시즌

카를로스 코레아 FA 대박,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 뉴욕 메츠로

3939339 2022. 12. 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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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FA 유격수 최대어 카를로스 코레아의 행선지가 정해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13년 3억5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습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ESPN이나 The Athletic과 같은 유명 외신들이 일제히 계약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울며 겨자먹기로 FA 재수를 택해야 했던 코레아는 대박 계약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역시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교체한 덕일까요.

 

코레아는 휴스턴에서 2015시즌 데뷔, 줄곧 주전 유격수로 뛰면서 올스타에 2회 선정된 리그 최고의 유격수입니다. 2021시즌이 종료되고 FA 자격을 얻은 코레아는 직장폐쇄 직전에 좋은 계약을 따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였던 코리 시거가 텍사스와 1032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직장폐쇄 전날 체결한 것과 달리, 코레아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 하고 결국 직장폐쇄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에이전트가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해온 팀을 공개한 것이었는데, 여기에 유격수가 가장 필요한 팀이었던 디트로이트가 없었던 것입니다. 팀 개수도 고작 6개였습니다. 이 작전은 오히려 코레아를 향한 시장의 냉정한 시선을 느끼게 해버렸고, 상황이 매우 불리해진 코레아는 결국 에이전트를 해임하고 보라스를 새 에이전트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코레아는 대형 계약 체결이 불가능해지자 FA 재수를 택했습니다. 미네소타와 31530만 달러에 계약한 것입니다. 린도어의 기존의 평균 연봉 기록 3500만 달러를 경신한, 연평균 3510만 달러를 얻어냈습니다. 물론 린도어는 10년짜리 계약이기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불리한 여건에서 최대한 얻어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코레아는 대신 매 시즌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삽입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즌 만에 옵트아웃 권리를 사용해 다시 FA 시장에 나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코레아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출처 = Wikimedia commons

 

코레아는 실력만큼은 증명된 선수입니다. 8시즌 간 누적 WAR39.5,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명예의 전당 입성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FA 재수를 했고, 이번 FA 때도 그 때의 장단점은 그대로였습니다.

 

우선, 코레아는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입니다. 유격수로서는 최상위 수준의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선수가 필요없는 팀은 리그에 단 한 팀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매 시즌 꾸준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코레아가 경기에 나선 기간에는 특별히 부진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코레아는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특히나 가을야구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타자이고, 수비를 잘 하는 선수인만큼 수비가 중요한 가을야구에서 어느 누구보다 맹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화끈한 투자를 할 수 있으면서, 유격수 자리에 확실한 카드가 없는 팀이라면 누구든 베팅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코레아에게는 치명적인 꼬리표가 있습니다. 바로 사인 훔치기 사건입니다. 휴스턴의 2017시즌 우승이 사인 훔치기 덕분으로 밝혀지면서 당시 팀원들은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리그 차원에서의 징계도 너무 약했기 때문에 비난은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징계를 받았거나 표면적인 사과라도 한 반면, 코레아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했습니다. 코레아만큼 뻔뻔하게 나온 선수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코레아가 사실상 모든 비난을 다 덮어쓴 셈이 되었습니다. 주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어쨌든 부정한 방법을 쓴 선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꼬리표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 때문에 리그 최고의 빅마켓 팀 중 하나인 LA다저스가 코레아를 절대로 영입할 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2017시즌 당시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이 이긴 팀이 다저스였고, 이 때문에 사인훔치기가 밝혀지자 가장 분노한 팀이 다저스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욕받이를 자처한 코레아를 영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우승권 팀 중에 유격수 자리가 굳건한 팀이 꽤 있기 때문에, 유격수 자리가 비어 있는 다저스가 영입 경쟁팀에서 빠진다는 것은 코레아의 몸값이 하락할 수 있는 또다른 요소가 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FA 때도 다저스가 예상 영입 목록에 당연히 없었던 것이 코레아의 몸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랴부랴 다저스도 영입 오퍼를 넣었다는 언론 플레이 기사가 나왔는데, 속으로 비웃었습니다. 코레아가 얼마나 급하면 다저스가 영입하려 한다는 기사까지 에이전트가 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다저스는 지난 시즌에는 트레이 터너가 있었기 때문에 실리적으로도 유격수 영입을 할 이유가 없었죠).

그리고 코레아는, 생각보다 부상 경력이 많습니다. 지난 두 시즌은 그나마 건강을 유지해서 130경기 이상을 출전했지만, 이전에는 110경기 이상 나온 시즌이 딱 한 시즌이었습니다. 잔부상이 많은 선수라는 점은 언제든 팀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반증인 만큼, 우승권 팀이 영입하기에 주저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코레아의 데뷔 이후 성적입니다.

  경기 타석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OPS+ wRC+ 홈런 타점 fWAR bWAR
2015 99 432 .279 .345 .512 .857 135 136 22 68 3.4 4.8
2016 153 660 .274 .361 .451 .811 124 123 20 96 3.9 7.0
2017 109 481 .315 .391 .550 .941 155 152 24 84 5.0 6.7
2018 110 468 .239 .323 .405 .728 99 101 15 65 3.4 3.1
2019 75 321 .279 .358 .568 .926 137 142 21 59 3.8 3.7
2020 58 221 .264 .326 .383 .709 93 94 5 25 1.2 1.7
2021 148 640 .279 .366 .485 .850 131 133 26 92 6.2 7.2
2022 136 590 .291 .366 .467 .834 140 140 22 64 4.4 5.4
합계 888 3813 .279 .357 .479 .836 129 130 155 553 31.3 39.5

이 기간 올스타 2, 골드글러브 1, 신인왕 1회를 수상했습니다.

 

문제는 코레아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애초에 브랜든 크로포드라는 프랜차이즈 주전 유격수가 있습니다. 물론 크로포드보다는 코레아가 공수 모두에서 좋은 선수임은 확실합니다. 크로포드는 30대에 접어든 이후 2021시즌 MVP 4위를 차지한 것 외에는 전반적으로 부진했으니까요. 하지만 크로포드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단 1이닝도 유격수 외에 다른 포지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코레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비 포지션에서 충돌이 불가피한데, 두 선수 모두 지명타자 자리로 옮길 생각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명타자가 고정되는 것은 팀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기존 주전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의 자리는 어디로??? 출처 = Wikimedia commons

 

어제 김형준의 야구야구에서 코레아 영입 분석 영상을 올려주셨는데, 여기서도 샌프란시스코의 패닉바이라는 언급이 나오더군요. 저도 이 생각에 동의합니다. 이 채널에서 자주 언급하는, “FA시장에서 합리적인 선택만 한다면 3등밖에 못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이 말에 홀려 패닉바이를 저지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2021시즌 실력보다는 천운이 따라서 107승으로 다저스를 따돌리고 지구 우승을 한 것이지, 애초에 단기계약 선수들이 많았던 상황이라 전력 유지가 애초에 힘든 상황이었고 지난 시즌 예상대로 성적이 많이 하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에 도전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자세는 좋으나 방향이 다소 엉뚱한 곳으로 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영입에 매기고 싶은 점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를로스 코레아 : A

얻어낼 수 있는 최고의 계약을 받아냈습니다. 40세 시즌까지 보장하는 계약인 만큼, 이번 계약이 선수 인생 마지막 계약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에이전트를 바꿔서 대박 계약을 터뜨린 만큼, 자이언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미네소타 : B

스몰마켓의 비애랄까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잡지는 못 했습니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떠나보내는 것이 최선일 듯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 C-

스타 선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동안의 행보에 비해 너무 엉뚱한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우승권이 아닌 팀이, 그것도 주전 유격수가 있는 팀이, 유격수를 또 하나 영입했다는 것이 매우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팀을 어떤 식으로 정리할 지가 궁금해지네요.

 
라고 생각했으나....
충격적이게도 샌프란시스코와의 딜이 파토나고 뉴욕 메츠로 향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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