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투어

2022 윔블던 1주차 리뷰

3939339 2022. 7. 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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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윔블던 1주차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16강까지 치러진 현재, 생각보다 상위 시드 선수들이 초반에 많이 탈락하면서 예상치 못한 대진이 만들어졌습니다. 첫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르는 선수가 등장하는 것이 이미 확정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빅3 선수인 나달과 조코비치는 16강까지 무난한 경기를 이어가며 대회 전망을 밝혔습니다.

그럼 이번 대회 현재까지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이번 글에서 가져볼까 합니다.

 

1) 전문가들의 예상을 현실로, 닉 키리오스의 선전

닉 키리오스는 코트 위의 악동이라고도 불리는 선수죠. 최고의 재능으로 10대부터 이미 투어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불성실하고 예의없는 태도를 보여주는 등 성장의 정체를 보이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올 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랭킹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고, 서브가 워낙 좋아 잔디코트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농익은 기량을 선보이며 8강까지 올라왔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재능이 확실하고 이번 시즌 좋은 기량을 선보여왔던 키리오스를 복병으로 뽑은 바 있습니다. 일부는 비웃었지만, 키리오스는 이번 대회에서 실력으로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특히나 이번 대회 대진운도 상당히 따라주고 있기 때문에 4강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4강에 올라가게 된다면 나달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전에도 나달을 힘겹게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됩니다.

 

2) 예상 외의, 상위 선수들의 무더기 초반 탈락

8 시드를 받은 선수 중 3라운드를 통과한 선수가 3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이번 대회는 유독 상위 시드들의 초반 탈락이 많았습니다. 특히 1라운드 탈락자도 있었는데 6번 시드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은 미국의 복병 막심 크레시에게, 7번 시드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는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에게 패배하며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짐을 쌌습니다. 후르카츠는 지난 대회에서 페더러도 이기고 4강까지 올랐던지라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는데 너무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하차한 선수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지난 대회 준우승자이자 8번 시드 마테오 베레티니, 2017년 준우승자 마린 칠리치, 그리고 스페인의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 이렇게 3명의 시드 배정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짐을 쌌습니다. 여자 선수들 중에는 시드 배정 선수가 코로나19로 하차한 선수가 없는데, 남자부에만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아쉽네요.

그러나 그 와중에도, 3의 일원인 노박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은 8강까지 순항했습니다. 특별한 위기 없이 8강까지 올라왔는데, 모두가 기대하는 결승 매치업이 나올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선수 참가 금지 조치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다닐 메드베데프. 2019시즌 윔블던에서의 사진이다.

3) 러시아/벨라루스 선수 참가 금지, 랭킹포인트 미부여

이번 대회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 금지, 그리고 ATPWTA의 반발은 정치적으로도 논란이 컸습니다. 테니스는 개인주의를 표방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국기 게양을 금지하는 선에서만 페널티를 주고 있었는데, 실제로 윔블던 대회 조직위원회가 참가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닐 메드베데프, 안드레이 루블레프, 아슬란 카라체프(이상 러시아), 일리야 이바쉬카(벨라루스)는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ATP와 WTA는 윔블던에서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참가자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대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지난해 윔블던 점수가 있었던 선수는 다른 대회 점수로 대체되며 없었던 선수는 대체되지 않게 됩니다.

물론 FIFA에서 월드컵 예선 참가 자격 박탈을 하는 등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팀 단위 징계는 다른 종목에서 많이 있었지만, 테니스는 팀 운동도 아닌데다가 특정 국가를 대표해 대회에 출전하는 개념으로 투어를 운영하는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찌 되었든 대회는 진행되고 있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들은 랭킹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다소 억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윔블던 센터 코트의 2017년 모습.

그렇다면 이제부터 진행될 8강 매치업을 살펴보겠습니다.

 

1) 노박 조코비치 [1] VS 야닉 시너 [10]

윔블던 최다 우승자 조코비치, 떠오르는 신성 야닉 시너의 맞대결입니다. 8강 대진 중 가장 기대되는 대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계속 빅3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예들은 많지만 결국 메이저 대회에서는 관록으로 대부분 이겨내왔던 조코비치이기에, 대부분 조코비치의 승리를 점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카라스를 16강에서 이기고 올라온 시너의 페이스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2) 다비드 고팽 VS 카메론 노리 [9]

영국 선수가 오랜만에 8강에 올라왔는데, 상대는 한때 탑10 선수였지만 지금은 랭킹이 많이 떨어진 다비드 고팽입니다. 고팽은 단신 선수인만큼 잔디에서는 약한 모습이었는데, 이번이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8강입니다. 다만 노리는 메이저 대회 8강 뿐 아니라 16강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선수입니다. 10에 들어온 지도 얼마 안 된 선수인만큼, 두 선수의 대결 역시 관록과 신성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크리스티안 가린 VS 닉 키리오스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두 선수의 대결입니다. 사실 가린은 이번 대회 대진운이 많이 따른 편이지만, 드 미노르와의 16강에서는 4세트에 매치 포인트를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가져오는 대단한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키리오스는 소위 말하는 재능충이고, ATP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죠. 치치파스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키리오스는 서브가 매우 훌륭한 서브고, 언더서브를 자주 구사해서 재미를 선사하는데, 클레이에서 강세를 보여왔고 스트로크가 훌륭한 가린이 이를 어떻게 수비해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 경기의 승자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르게 됩니다.

 

4) 테일러 프리츠 [11] VS 라파엘 나달 [2]

올 시즌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결승 리매치가 돌아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프리츠가 시종일관 경기를 압도하며 나달을 가볍게 이겼는데요, 나달은 메이저 대회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프리츠는 16강에서 필요한 점수는 무조건 가져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8강에 오를 자격이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는데, 이번 경기가 자신의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8강입니다. 나달은 우승만 22번 한 선수인 만큼, 나달의 경험이 이번에는 프리츠를 상대로 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네요.

 

이변이 많아 상위 선수들이 많이 떨어졌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들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윔블던을 통해 테니스에 많은 관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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